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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ide Story

[모바일 줌-人]블루피시, "회사 규모로 기술력 판단 말아야"

안녕하세요 루나네스 입니다
요즘 포스팅이 많이 뜸했습니다. 요 근래에 갑작스럽게 일이 많아진 것 도 있긴 하지만 많이 개을러 진 것 같네요 ^^;
얼마전에 블로터닷넷에서 저희 회사에서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관련 기사가 나오고 회사 홈페이지와 이곳 저곳에서 연락도 왔었는데요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아래는 기사 원문 입니다

블로터 닷넷 : http://www.bloter.net/archives/33885

스마트폰과 함께 본격적인 모바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하고,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활용하는 등, PC를 통해야 했던 수많은 일들이 이제는 휴대폰에서도 가능해졌다. 가히 ‘모바일의 혁명’이라 부를 만하다. 이 혁명은 이제 시작됐다.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이 오늘도 쏟아지고 있다. 아마도 내일은 더 놀라운 기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끊임없는 변화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이들은 다름아닌 모바일 개발자들이다. 많은 개발자들이 모바일 시대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에 주목하며, 자신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오늘도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앞으로 블로터닷넷은 [모바일 줌-人]이라는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혁명의 주역인 모바일 개발자들을 조명할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모바일 개발자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생각을 듣고, 그들이 꿈꾸는 모바일 세상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손님은 윈도우 모바일용 다이어리 앱 ‘쁘띠 다이어리(Petit Diary)’를 개발한 블루피시시스템의 3명의 개발자들이다. 성경환 대표와 박현철 책임연구원, 안기수 선임연구원은 모두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개발자들로 같은 학교 동기 출신이다.

BlueFish_System_1

블루피시시스템의 성경환 대표, 안기수 선임, 박현철 책임(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

세 사람은 학교 졸업 후 각자 취업해서 개발자로서 경력을 쌓다가 모바일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창업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몇 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9년 5월에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지난해 9월 T스토어 오픈과 동시에 첫 작품 ‘쁘띠 다이어리’를 T스토어에 올렸다. 국내 애플리케이션 마켓과 출발을 같이 한 벤처라고 볼 수 있다.

블루피시시스템의 첫 작품인 ‘쁘띠 다이어리’는 윈도우 모바일 6.0 이상에서 동작하는 다이어리 앱이다. 안기수 선임은 “사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쁘띠 다이어리는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 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우리 세 사람의 개인적인 필요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만들어가는 다이어리’를 컨셉으로 잡았어요. 첫 작품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사용자들이 주는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성경환 대표가 거들었다. “지난해 9월 처음 판매를 시작한 이후 벌써 1.8버전까지 나왔습니다.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다보니 업데이트를 자주 했어요. 요즘에는 피처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아서 안드로이드 버전 개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쁘띠 다이어리는 지금까지 7천여 건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T스토어에서 인기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덕분에 신생 벤처인 블루피시시스템도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올 1월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신생기업 지원 프로그램인 ‘비즈스파크(BizSpark)’ 파트너로 선정돼 비주얼 스튜디오 등 MS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이달 초 한국MS가 주최한 ‘리믹스(ReMIX) 10′의 키노트에서 윈도우 폰 7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쁘띠 다이어리 2′를 시연하기도 했다.

발표를 맡았던 박현철 책임은 처음에는 그렇게 큰 규모의 행사인 줄 몰랐다고 했다. 예전 사진을 찾아봤는데 행사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할 만하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메인 행사가 아닌 별도 세션 사진이었다고. 발표 준비를 위해 회의에 참석했더니 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최소 1천 500명이 모인다고 했다.

화들짝 놀라 지난 5월부터 발표 준비에 들어갔는데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M-Alarm과 개발 일정이 겹치면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했다. 다행인 것은 비주얼 스튜디오 2010과 실버라이트 4 등 새롭게 선보인 윈도우 폰 7 개발환경이 편리해서 개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발표 전날 리허설을 하는데 1천 500석의 좌석을 보니 긴장이 됐습니다. 빈 객석인데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까 머릿속이 하얘지고, 계속 실수를 하게 되더라고요. 새벽 3시까지 리허설을 계속했습니다. 리허설 덕분인지 다행히 실제 발표에서는 머릿속이 하얘지지는 않았어요. 시간이 짧아서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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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책임이 ReMIX 10에서 쁘띠 다이어리 2를 시연하고 있다

그렇게 첫 선을 보인 쁘띠 다이어리 2는 쁘디 다이어리 1의 컨셉을 살리면서도 윈도우 폰 7의 개발 환경에 맞춰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특히, 가속도센서와 애니메이션 기능을 활용해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앞으로는 쁘띠 다이어리 2를 통해 작성한 데이터를 단말기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에 넘겨두고 오픈 API를 활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워드프레스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연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MS 비즈스파크 파트너는 올 1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윈도우 애저를 6개월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요즘 들어 쁘띠 다이어리 2 시연 동영상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점에 크게 고무돼 있었다. MS 리믹스 10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시연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 영상이 10여 개에 달하는 해외 전문 미디어와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박현철 책임은 생각치도 못했던 반응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Windows Phone 7이나 WP7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틀이 지나자 해외사이트에서 링크를 통해 들어오시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영상이 해외 블로그와 미디어에 소개가 됐더라구요. 그 이후로 조회수가 많이 늘었습니다. 요즘에는 해외에서 BlueFish System이라는 영문 사명으로 검색해서 방문하시는 분들이 늘어날 정도로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성경환 대표는 “해외 시장 진출에 앞서 고무적인 반응”이라며, “윈도우 모바일 계열로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해외 시장을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윈도우 모바일이 다 죽어가는데 계속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고 충고를 하기도 합니다. 윈도우 모바일 6.5 이후 윈도우 폰 7 출시까지 간격이 너무 길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고요. 그렇지만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면 윈도우 폰 7에서도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만 관심이 집중된 국내 상황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윈도우 폰 7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안기수 선임은 이미 쁘띠 다이어리 1의 영문 작업을 마쳤다고 전했다. 조만간 윈도우 마켓 플레이스와 삼성 앱스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또한 쁘띠 다이어리 2도 개발이 마무리되면 윈도우 폰 7의 출시에 맞춰 북미 시장부터 런칭할 계획이다. 앞으로 블루피시시스템의 도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Petit Diary2

유튜브에 시연 영상을 올린 후 10여 개의 해외 미디어에 소개가 됐다

이제는 회사가 자리를 잡고 있지만 젊은 나이에 창업을 시작한 만큼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을 것이다. 20·30대 벤처창업이 전체 벤처의 11.9%에 불과(2009년, 벤처기업협회)한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더욱 그렇다. 안 선임은 젊은 나이에 창업한 벤처들을 나이가 젋다고 미숙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어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블루피시시스템의 경우 스마트폰, 특히 윈도우 모바일에 대해서는 국내 어느 업체보다도 많은 경험을 쌓아왔다고 자부하고, 지금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상용화에 실패했던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주변에서는 아직도 나이만 보고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성 대표도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오면서 기술력과 제품보다는 회사 규모로 평가하는 업계의 관행이 가장 힘들었다며 한 마디 거들었다.

“저희는 T스토어가 처음 열릴 때부터 상용 앱을 출시했고, 윈도우 폰 7에 있어서도 국내에서 가장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외부에서는 회사의 규모로만 판단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쁘띠 다이어리를 기업 일지나 상황 보고용으로 커스터마이징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었는데, 자본금이나 회사 규모 만으로 기회를 주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박 책임은 이와 더불어 최근 모바일 개발자가 없다는 업계의 푸념을 꼬집었다. 국내 스마트폰 앱 시장이 1년이 채 안된 신규 시장인데, 업계에서는 개발자를 모집하면서 스마트폰 경력만 2, 3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열리는 시장인 만큼 젊고 열정이 있는 개발자들을 많이 뽑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소득은 무엇일까? 세 사람은 동기들이 함께 모여서 사업을 하다보니 서로 의지하게 되고 인생이 동반자가 되는 것 같아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친구끼리 동업하지 말라’는 통념과 상충되는 얘기다.

성 대표는 “요즘은 1인 창조 기업도 많이 나오는데, 혼자하는 것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하니 더 행복하다”고 말했고, 박 책임도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예전에 월급받으면서 일하던 때보다 훨씬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거들었다. 안 선임은 “그냥 직장 생활을 계속했다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값진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들의 행복이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바라면서 마지막으로 [모바일 줌-人]의 공식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세 분, 휴대폰은 뭘 쓰시나요?”

“두 사람은 옴니아2를 쓰고, 저는 HTC HD2를 씁니다.” 성경환 대표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약간 당황하며 말을 이었다.

“이건 비밀인데요, 사실 얼마 전까지 피처폰을 썼습니다. 최근에 SK텔레콤이 해외에서 들여온 폰을 무료로 인증해준다고 해서 개발용으로 들여왔던 HD2를 개통한 거에요. 앱 개발을 하는 벤처가 가장 어려운 점 중에 하나가 테스트폰을 확보하는 것인데, 앞으로 이통사나 제조업체에서 보다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